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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도에 다녀와서

이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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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교통사고로 갈비뼈를 다치는 바람에 모든 일상이 버거웠 다. 통증이 심했고, 호흡이 힘들어 한 달 동안 강제로 누워있는 생 활을 했다. 그 후 제대로 쉬어보지 못하니 팔다리는 점점 힘이 빠 지고, 늘 쫓기는 생활의 연속이었다. 그렇기에 증도여행은 내년에 도 있는데 굳이 지금 갈 필요가 있을까? 집에 돌아와 일주일 동안 의 늦잠에 들떠있는데 갑자기 ‘내년에도 정태기 총장님이 건강하셔 야 할 텐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총장님이 같이하지 않는 증도여행 은 큰 의미가 없지 않을까?

그러나 버스에 탔을 때는, 증도에 갔다 오면 더 피곤에 찌든 생활을 할 것 같아 잘못 선택을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욱이 증도에 들어 서며 초입에 별 볼 일없는 풍광에 실망을 했다. 산이 깊은 것도 아 니고 바다가 멋있는 것도 아니고, 그나마 있던 기대도 모두 날아가 버렸다.

점심을 먹는다고 해서 내려서니 주변의 한산함과 허름함에 적잖이 놀랐다. 어떻게 이렇게 낙후 되었을까? 밥상을 보고 가격 을 보니 또 놀랐다. 7000원에 조기, 해초……. 너무나 푸짐한 상차 림이라니. 맛있게 먹고 증도로 들어가니 이제는 약간 기대가 된다.

정태기 총장님 집으로 가는 골목길을 걸으며 옛날 산동네인 고향집 에 가는 기분이 들었다. 담장아래 핀 분홍꽃 사랑초, 잘 익은 주황 색 감, 높다란 언덕위에 지어진 황토집, 집안에 가득한 사진들과 그 속에 박사님의 마음속에 남아 이야기로 풀어가는 옛사람들. 담장 따라 내려오는 길에 옆 감나무 밭은 튼실한 감에 마음이 동한 치유원 사람들이 감을 따느라 아우성이다. 총장님의 동네 친구가 빗장 을 열어주었다. 한 개를 얻어 먹어보니 옛날 우리 집 감 맛이 난다. 참으로 정겨운 동네를 보아 마음이 행복해졌다. 무화과 밭을 지나 낚시하러 드디어 바다로 갔다. 뻘에 섞여 혼탁 한 바다에서 장대로 망둥이를 낚는다니…. 여기저기 낚시에 걸려 든 망둥이를 자랑하며 정말 좋아한다. 어린아이와 같은 모습에 웃 음이 나온다. 구경만 하니 심심해 나도 장대를 하나 얻었다. 낚시를 시작해도 망둥이 한 마리 걸려오지 않으니 슬슬 화가 나고 승부욕 이 생겨났다. 결국 작은 망둥이와 작은 새우 몇 마리를 낚아 올리니 그나마 조금 위안이 되었다.

아름다운 석양과 바다 속 목책 길을 걷고 우리는 저녁을 먹으러 섬으로 들어갔다. 바다를 바라보며 우리가 기원하면 그대로 소원 이 이루어진다는 말씀을 하시며 모두 함께 기원을 하게 하고 총장 님은 우리를 위해 기도를 해주셨다. 그 모습에서 그분의 지나온 삶 의 흔적이 묻어나 우리에게 흘러들었고 그분의 우리를 향한 깊은 사랑이 우리를 감싸주는 것 같았다. 작은 억새 길을 지나 식당에 들 어서니 한 상 가득히 총장님의 선물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농 어회와 온갖 해물에 우리는 환호를 지르며 정신없이 마음껏 마음 과 배를 채웠다.



숙소에서 일반과정과 전문과정이 섞여 대화를 나누고 간증을 들으 며 처음 치유원에 입문하던 내 모습이 떠올랐다. 나도 많은 길을 걸 어 온 흔적이 눈에 보였다. 다음날 아름다운 해변을 산책하고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며 우리 모두 기원을 했다. 소금염전의 아름다운 정경과 소금 체험방, 맛있 는 커피숍을 뒤로하고 집으로 향하며 내 마음은 무엇인가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듯 했다. 고영순 교수님의 유기농고구마를 선물 받 으며 마음이 기쁨으로 가득 차올랐다. 농담 삼아 시작한 버스 속 젊 은 목사님의 말씀은 마음 속을 뜨겁게 하였고 끊임없이 떡이나 찐 고구마, 무화과를 받아들고 먹으면서 무언가 우리가 귀하게 여겨져 좋은 대접을 받고 쉬고 간다는 느낌이 들었다.

다음날 아침에 눈을 뜨니 오랫동안 찌들어 있던 피로가 싹 사라졌 다. 항상 쫓기는 기분이었는데 그것이 어디로 갔는지도 모르게 몸 이 가벼워졌다. 1박 2일의 일정이 바빠서 당연히 몸이 무겁고 힘들 겠다고 생각했는데 전혀 달랐다. 설마해서 며칠 더 지켜봐도 마찬 가지였다. 어떻게 이렇게 갑자기 달라졌는지 참으로 의아하다. 여 행을 자주 다니지만 그때마다 갔다 오면 여독과 집안일이 겹쳐 피 곤이 가중되었는데, 증도여행은 전혀 달랐다. 길고 깊은 고통에서 벗어난 기분이다. 이젠 내년에 있을 증도여행이 기다려진다. 증도 의 아름다운 해변과 그 풍성한 마음들이 기다려진다. 가벼워진 마 음으로 하루를 맞이할 수 있는 깊은 치유를 경험하며 교수님들과, 여행을 위해 봉사하느라 고생하신 분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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