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칼럼

칼럼

원장칼럼

게시판 읽기
위기의 청소년

chci

  • 조회수1,494

위기의 청소년 

한국동란의 영웅 맥아더 장군을 우리는 잘 안다. 그가 유엔군 사령관의 자리에서 해임되고 본국으로 돌아갔을 때 미국 200년 역사상 가장 열렬한 환영을 전 국민으로부터 받았다고 한다. 환영을 받고 있던 그에게 기자 한 명이 질문을 하였다고 한다. 오늘의 영웅적인 당신이 있게된 동기가 무엇입니까? 맥아더는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단호하게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고 한다. 청소년 시절에 내가 만난 예수님이 나를 영웅으로 만드셨습니다. 미국 23대 대통령 에드몬튼 역시 자신에게 대통령의 꿈을 심어준 계기를 청소년시절에 만난 예수라고 고백하였다. 이처럼 인류역사를 이끌어온 주인공들은 모두가 청소년시절 중대한 결단을 내렸던 사람들이다. 

청소년기는 예로부터 정서적 위기와 격동의 시기로 알려져 왔다. 더욱이 현대의 청소년들은 급변하는 사회 속에 거의 무방비 상태로 내던져 있다고 보아야 한다. 청소년기는 왜, 어떤 특징 때문에 다른 시기보다 훨씬 소란스러운 변화를 경험하는가? 청소년들은 이 기간 동안에 몇 가지 중요한 과정을 겪기 때문이다. 

첫째로, 호르몬 계통에 급격한 변화가 찾아온다. 각종 호르몬이 폭포수처럼 체내로 쏟아져 들어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소년들은 목소리가 굵어지고 체모가 생겨나며 근육이 발달하는 등 다양한 성적 특징들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소녀들 역시 몸매에 굴곡이 생기고 가슴이 발달하는 등 다양한 신체적 변화를 경험한다. 다시 말해서 소년과 소녀들이 솜털을 벗어 던지고 성숙한 남자와 여자로 탈바꿈하는 과정인 것이다. 

둘째, 사회적 변화 또한 매우 극심하다. 또래 집단의 사회적, 도덕적 가치들이 가정에서 부모로부터 주입 받은 가치관보다 우선시 된다. 이로 인해 부모와 자녀 사이에서 커다란 갈등이 빈번히 일어나는데 부모는 자녀들이 갑자기 독자적인 행동과 태도를 취할 때 당연한 변화라고 생각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서운하고 두려운 생각을 갖게 된다. 뿐만 아니라 자녀들이 부모를 객관적인 눈으로 바라보기 시작하면서 혹독한 비판도 서슴지 않기 때문에 괘씸하게 여겨질 때도 적지 않다. 자녀들은 부모를 더 이상 전지 전능한 신으로 받들지 않고 자기들처럼 문제 투성에다 유한한 존재로서 받아들이게 된다. 하지만 부모들은 아직 자녀들 앞에서 신의 권좌에서 물러나고 싶은 생각도 없고 마음의 준비도 되어 있지 않다. 

셋째, 심리적 변화도 눈에 뜨일 정도로 빠르고 크다. 몸만 갑작스럽게 변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도 극심한 변화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감수성이 극도로 예민해지며 새로운 충동들이 그들을 사로잡는다. 전에는 그와 같은 감정들을 꿈에도 느껴본 적이 없기 때문에 그들 스스로도 자신들의 내부에서 일고 있는 변화에 어쩔 줄 몰라한다. 그들은 또한 자신들의 감정을 인류 역사상 그 유래가 없는 독특한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이 세상 아무도 자기들을 이해해 줄 수 없을 거라고 단정하기 쉽다. 그래서 그들은 이따금씩 방문을 걸어 잠그고 자신들의 마음속에서 일고 있는 감정과 욕구들을 파헤쳐 보느라 시간 가는 줄도 모른다. 그들은 내부의 급격한 변화와 혼란과 씨름해야 할 뿐 아니라 자기들의 욕구에 냉담하면서도 이것저것 요구하는 것이 많은 외부 세계와도 싸워야 한다. 그들의 신체가 완전히 성장한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그에 걸맞는 기대를 그들에게 하기 쉬우나 사실은 급격한 성장에다 거의 모든 에너지를 다 소모해 버리므로 생산적인 일에 사용할 힘은 남아 있지 않다. 그래서 그들은 자기 몫을 다하려고 하지 않는 게으름뱅이처럼 보일 경우가 많다. 그리고 그들은 자신들도 이해할 수 없는 격렬한 감정이 내부에서 들끓고 있기 때문에 자신들의 행동을 합리적으로 설명하기보다는 화부터 내려고 든다. 

이 모든 변화들이 한꺼번에 그리고 빠르게 일어나기 때문에 청소년들은 더욱 극심한 혼란을 겪는다. 그러므로 이와 같은 격동기를 잘 통과하기 위해서는 주위 사람들의 세밀한 관심과 도움을 필요로 한다. 

학자들은 청소년기를 가리켜 인생의 전환기, 인생의 격동기, 제2의 탄생기라고 부른다. 맞는 말이라고 생각된다. 청소년기는 실제적으로 인생의 첫 발을 내딛는 시기이다.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는 단계이며 아동기에서 성년기로 넘어가는 전환기인 것이다. 청소년기는 사춘기에서부터 시작되는데,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대개 소녀들의 경우는 만 열두 살에서 열일곱 살 사이에 시작되고, 소년들의 경우는 열 서너 살에서 열 여덟 살 사이에 시작된다. 이 기간은 아이도 아니고 어른도 아닌 중간적 존재이다. 이 시기에 이들에게는 심한 정신적 변화가 일어나는데, 이 변화에 잘 적응하는 아이는 성숙한 성인으로 성장하지만 잘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는 미숙한 성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 세계 역사 속에서 인격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성공적인 삶을 살았던 사람들은 대부분 청소년기의 갈등에 잘 적응했던 사람들이다. 청소년들에게 위기의식을 초래하는 몇 가지 구체적인 갈등 원인이 있다. 

먼저, 내가 누구인가?라는 자아에 대한 질문이 찾아온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신체적으로는 어른과 비슷해 보여도 마음은 아직 먼 것 같고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도대체 가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어떤 때는 무슨 일이든 자신 있게 해낼 것 같다가도, 어떤 때는 아무 일도 못할 것 같은 무력감에 빠져 좌절하기도 한다. 그들은 자기가 자신을 생각하는 모습과 다른 사람들이 보는 자기의 모습이 차이가 날 때 불안과 긴장을 느낀다. 겉으로는 허세를 부려 보지만 실제로는 자기 자신에 대한 확신이 없다. 그리고 전력을 다해 현실에 도전하고 싶어하지만 위험이 많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불안해한다. 

다음으로는, 또한 청소년기에는 동성이나 이성과 새로운 친구관계를 형성하기 시작하는데, 어떻게 관계를 맺고 유지할 것인지에 대해 갈등한다. 날이 갈수록 이성에 대한 욕구는 증가하는데 그 해결은 그리 시원치가 않다. 

마지막으로, 그리고 부모나 다른 어른들로부터 정서적으로 독립하고 싶어 갈등을 겪는다. 즉, 부모의 감독으로부터 이탈하고 싶어한다. 그러나 완전히 독립할 능력도 없고, 그렇게 할 수도 없다. 청소년은 아이의 상태에서 벗어나 성인이 되는 변태 과정을 살고 있는 존재이다. 이때 이들에게 밀어닥치는 신체적인 변화와 이성간의 욕구, 그리고 친구관계와 부모에의 의존과 독립 사이의 갈등, 입시에 대한 중압감이 닥쳐온다. 여기에다 혹 가정의 복잡한 문제라도 겹치게 되면 청소년들은 급격한 혼란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가정에서 심리적인 부담을 전혀 주지 않을 경우에도 청소년들은 위기심리 상태에 접어들기 쉽다. 위기심리 상태란 한 개인이 어떤 요인에 의해 불안과 긴장을 느끼고, 이것이 해결되지 않은 채로 일정 기간 지속되었을 때 찾아오는 심리 상태이기 때문이다. 일단 이러한 위기심리에 빠지게 되면 정상적인 정서상태에서 이상 상태로 접어든다. 어떤 사람이든 위기에 처하면 마음이 변하기 마련이다. 위기의 정도에 따라 평소 때와는 조금, 또는 전혀 다른 심리구조를 갖게 되며, 행동이나 생각과 말이 달라지게 된다. 신경질적이고 충동적이며 반사적인 경향을 보이고, 자기와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 짜증과 분노를 폭발하기 쉽다. 그러므로 집안 식구 가운데 누군가가 위기에 처하게 되면 온 집안 사람들이 그의 분노의 희생양이 될 수 있다. 

어느 가정에 고3 병을 앓고 있는 자녀가 있다고 하자. 이때 그 자녀의 모든 식구들, 그 중에서도 특히 그의 어머니는 그의 분노의 표적이 된다. 또, 직장에서 위기에 처한 남편에게 있어서 분노의 표적은 그의 아내가 될 가능성이 높다. 가장 쉽게 분노를 폭발할 수 있는 상대이기 때문이다. 이때 아내가 억울하다며 받아주지 않고 대항하면 가정 불화가 발생하게 된다. 시어머니와의 관계에 심각한 긴장을 겪고 있는 여성은 남편을 분노 발산의 대상으로 삼는 것이 바로 이러한 경우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은 의식적으로 되어지는 것이 아니라 무의식 가운데서 이루어지는데, 이때 남편이 아내의 분노를 이해해 주지 못하는 경우에는 아내가 병이 들거나 또 다른 제3자를 향해 분노를 폭발하게 된다. 이때, 어린 자녀들이 애꿎게 그 표적이 될 수 있다. 

우리 청소년들은 감당하기 어려운 부담감으로 위기의 심리 상태에서 아우성치고 있다. 그래서 감수성이 예민하고, 쉽게 동요하며 흥분하는 것이다. 자기 내부에서 일어나는 갈등이 그들로 하여금 주위 사람들에게 지나친 반항과 난폭한 행위를 나타내게 하는 것이다. 이들은 자신들 스스로도 반항적인 그들의 행동이 쓸모 없음을 잘 알고 있다. 그러면서도 그들은 반항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그들은 동시에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심리적으로 거리를 두고 자신들을 고립시키는 경향을 보인다. 그리고 바로 그 이유 때문에 타인에 대한 반항심을 갖게 되는 것이다.

게시판 목록이동
이전글 사람을 살리는 가족치료
다음글 상한 마음의 치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