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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준] 마음에서 출발합니다

ch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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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은 우리 생명이 시작되는 곳이며 불완전했던 모습이 점차 완성되어가는 곳, 생명이 자라는 곳입니다. 또한 살아갈 삶의 모습이 형성되는 곳이요, 사는 법을 배우는 곳이기도 하며 그리고 삶이 마감되는 곳입니다. 그래서 가정의 행복은 바로 나 자신의 행복과 직결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토록 중요한 가정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통계를 보면 최근 우리나라의 가정 중 절반이 깨지고 있다고 합니다. 더 심각한 것은 외견상 정상적으로 보이는 가정 안에도 남모르는 균열이 자리잡고 있기에 언제 무너질지 모를 위험에 처해 있다는 사실입니다.
오늘날 가정 문제를 여러 가지로 분석해 볼 수 있겠지만, 가장 기본적인 것은 바로 부부 관계로부터 시작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부부관계가 건강하고 튼튼하다면 크고 작은 문제를 함께 헤쳐 나갈 수 있습니다. 거침돌이 오히려 디딤돌이 되어 아름다운 가정 공동체를 만드는데 유익하게 됩니다. 그러나 부부관계에 문제가 있으면 작은 문제에도 무너지며, 헤쳐나가기 어려운 무서운 암초로 변합니다. 부부관계의 위기는 다른 많은 가정 문제와 사회 문제의 출발점이 됩니다. 따라서 부부관계를 위기로 몰아넣을 수 있는 요인들을 우리는 진지하게 살펴보아야 합니다. 작은 균열이 더 심각한 결과를 낳기 전에, 작은 허물어짐이 전체를 무너뜨리기 전에 말입니다. 부부관계의 위기는 누구에게든 올 수 있습니다. 인식치 못하는 사이에 찾아올 수도 있고 또 위기 상황이 한 순간이 아닌 일평생 지속될 수 있습니다.
부부관계를 위기로 몰아넣는 요인을 보면 가장 근본적으로 마음의 문제에서 비롯됩니다. 각 자의 마음에 병이 생기면 관계는 쉽게 상합니다. 부부 중 한 사람에게만 문제가 생겨도 고통은 동시에 겪습니다. 같은 배를 탄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마음에는 우리 모든 것이 머물러 있습니다. 생각과 감정 그리고 행동의 결정이 일어나는 곳이라, 마음이 병들면 부부관계뿐 아니라 모든 관계를 힘들게 하고 자신뿐 아니라 사랑하는 가족들과 다른 사람들에게도 불행과 고통을 전염시키게 됩니다.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것이 무엇입니까? 사람 마음입니다. 세상의 무거운 것은 그것을 들어 올리는 도구를 사용하면 되지만 마음이 한번 가라앉으면 움직이기가 너무 힘듭니다. 자기 자신도 어디로 가야할 지를 알고 소원하는데, 움직이지가 않습니다. 우울증을 여러 말로 설명할 수 있지만 스스로 움직일 수 없을 만큼 무거워진 마음의 상태를 말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견고한 문이 무엇입니까? 마음의 문입니다. 세상 문은 시간이 지나면 틈이 생기고 공간의 여유가 생기는데 비해 사람의 마음 문은 한 번 닫으면 잘 열릴 줄을 모릅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단단해지고 굳어집니다. 마음의 문은 열어야 할 때는 굳게 닫혀있고, 닫혀있어야 할 때는 열리기가 쉽습니다. 우리를 깨우쳐 주는 바른 삶에 대한 말씀 앞에서는 마음의 문을 닫고, 근심이나 염려 그리고 자존심을 상하게 만드는 말 앞에는 자동문으로 열어주며 어느 사이 주인노릇을 하게 하고 있습니다. 분명히 내 마음인데 내 마음대로 하지 못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추운 곳은 어디입니까? 바로 사람 마음입니다. 마음이 차갑게 식어버린 사람 곁에는 모든 것이 얼어붙습니다. 같이 음식을 먹고, 웃고, 몸을 맞대도 싸늘할 뿐입니다. 모든 것을 동사시키는 파괴력이 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좁은 곳이 어디입니까? 사람 마음입니다. 한번 좁아지기 시작하면 바늘 끝도 들어갈 수 없습니다. 마땅히 사랑하고 품어야 할 사람을 품지 못함은 물론이고 정작 자신에게 유익되는 사람도 둘 수 없는 좁은 공간이 되고 맙니다. 좁아진 마음에는 하나님의 공간도 없습니다. 심지어는 자신조차 둘 곳을 발견하지 못해 방황하는 것을 봅니다.
세상에서 가장 복잡한 곳이 어디입니까? 바로 사람 마음입니다. 세상 길이 아무리 복잡하고 찾기 어렵다 해도 사람 마음 길처럼 복잡할까요? 마음의 길을 잘못 찾아 들어가기라도 하면 나오지를 못합니다. 너무나 익숙한 길이라고 믿었는데 도무지 입구와 출구를 찾지 못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세상에서 가장 험하고 위험한 곳이 어디입니까? 바로 사람 마음입니다. 험한 산도 골짜기도 사람 마음만큼 험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상한 마음에 들어갔다 나오기라도 하면 온 몸과 마음이 만신창이가 됩니다. 마음속에는 깨진 유리조각이 여기저기 널려있어 닿기만 해도 상처가 나고 피가 납니다. 벽에는 창으로 장식되어있고 침대와 소파 속에는 날카로운 가시가 들어 있어서 앉거나 누우면 온 몸이 상처투성이가 됩니다.
세상에서 가장 먼 곳이 어디입니까? 머리에서 마음까지의 거리입니다. 아는 것과 느끼는 것이 너무 다릅니다. 분명히 생각으로는 이해가 되는데 가슴에 와 닿지는 않습니다. 어떤 사람은 머리에서 가슴까지 내려오는 데만 일평생이 걸립니다. 그래서 생각하는 것과 느끼는 것이 다르고 행동하는 것이 다릅니다. 머리로는 분명히 해결 되었는데 마음은 전혀 다르게 반응합니다.
그렇다면 반대로 세상에서 가장 따스한 곳은 어디일까요? 바로 사람의 마음입니다. 이곳은 세상의 어떤 모순도, 추위도, 불순물도 다 녹여버릴 만큼 뜨겁습니다.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하거나 상하게 하지 않습니다. 그저 따스하고 아늑하게 해줍니다. 세상에서 가장 넓은 곳은 어디일까요? 또한 사람 마음입니다. 이곳은 우주도 품을 수 있고, 모순도 품을 수 있고, 원수도 품을 수 있습니다. 하나님도 세상도 다 담을 수 있습니다. 이해하지 못할 것이 없습니다.
지금 부부문제로 고민하십니까? 남편 때문에 혹은 아내 때문에 고통스러워하십니까? 아니면 다른 문제가 부부문제에 심각한 영향을 주고 있습니까? 진지하고 조용히 다시 한번 살펴보십시오. 바로 내 마음의 문제에서부터 시작됨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내 마음에서부터 찾기 시작하면 부부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열쇠를 발견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마음의 문제를 해결하면 부부 문제가 해결될 뿐 아니라 한층 더 성숙해 가는 풍요로움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가정의 문제는 부부관계의 문제입니다. 그리고 부부관계의 문제는 내 마음의 문제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다시 한번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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