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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기] 사람을 살리는 가족치료

ch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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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살리는 가족치료

지금 서울 장안에는 천만이 넘는 사람들이 함께 살고 있다. 이들의 삶을 살펴보면 행복의 정도도 천차만별이고 그것을 발휘하는 능력도 서로가 너무 다르다. 그렇다고 불행하게 살고 싶은 사람이 있을까? 그 어떤 사람이 무능력하게 살고 싶을까? 인간이면 누구나 행복하게 살고 싶고, 창의력을 마음껏 발휘하며 살고 싶어한다. 부부갈등을 겪는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보았지만 불행하게 살고 싶은 사람은 그 중에 단 한 사람도 없었다. 왜 불행하게 살고 있느냐고 물으면 그들의 대답은 자신도 모르게 그렇게 밖에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행복하거나 성공적으로 사는 사람과, 불행하거나 실패적으로 사는 사람 사이엔 어떤 차이가 있는가? 그 대답은 분명하다. 그들이 성장해 온 가정에서 하나님 사랑을 얼마나 체험했느냐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인간은 동물이 아니다.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을 간직하고 있는 영의 실체이다. 인간이 가장 행복하고, 가장 강력한 창의력을 발휘하면서 살려면, 자신 안에 있는 하나님의 형상인 영에 불이 붙어야 한다. 하나님의 형상에 불을 댕기는 유일한 길은 하나님 사랑을 경험하는 것이다. 이 세상에서 하나님의 사랑에 가장 가까운 사랑은 바로 내 가정 내 부모의 사랑이다. 그러므로 가정에서 부모의 사랑을 충분히 경험한 사람은 그만큼 하나님의 사랑을 많이 체험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세계 역사를 이끌어 왔던 많은 사람들이 바로 가정에서 부모의 사랑을 통해 하나님의 사랑을 충분히 경험했던 사람들이었다. 하나님 사랑을 체험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 있다면 바로 우리의 가정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가정에서 하나님 사랑에 가까운 부모의 사랑을 받아 본 만큼 이웃 사랑도 폭넓게 할 수 있다. 행복한 사람의 속성은 다른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사람들이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자연스럽게 표현 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이런 사람들의 대부분은 가정에서 부모의 사랑을 충분히 받았던 사람들이다. 이런 면에서 가정은 이웃 사랑의 능력을 키우는 전초기지라 할 수 있다. 한 마디로 어려운 이 땅에서 천국을 즐기며 사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가정에서 천국과 닮은 분위기를 체험했던 사람들이다.

고대 철학자 플라톤은 수많은 제자를 길러냈다. 그런데 어느 순간 플라톤은 의문에 직면했다. 똑같은 교육을 받은 학생들이 왜 삶을 그렇게 다르게 살아가는가? 플라톤은 그 사람들을 그렇게 서로 다르게 살 수 밖에 없는 놀라운 원인을 발견했다. 그 뿌리는 그들이 성장해 온 가정에 있었다. 그것도 그들의 부모가 어떤 사람이냐에 따라 그들의 삶이 서로 다르게 꽃피워 갔다. 여기에서 생각한 것이 유명한 플라톤의 가정 사다리 이론이다.

가정이란 아버지와 어머니라는 두 기둥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하나의 집단이다. 두 기둥이 양쪽에 튼튼하게 서 있을 때, 그 집에 사는 사람은 안정감을 갖는다. 또 아버지와 어머니가 서로 깊이 이해하고, 존경하며, 사랑하는 관계일 때, 아버지 기둥과 어머니 기둥 사이에 여러 개의 사랑의 사닥다리가 이어진다. 아이들은 어머니와 아버지 사이에 이어진 사랑의 사닥다리를 오르내리며 살 수 있을 때, 정신도 영도 몸도 함께 건강해진다.

반대로 어머니 기둥과 아버지 기둥 사이에 불화가 일게되면 자연히 어머니 아버지 사이에 이어진 사랑의 사닥다리도 함께 흔들리게 된다. 사랑의 사닥다리를 붙들고 놀 수 밖에 없는 운명에 놓여 있는 아이들은, 흔들리는 사닥다리에 달라붙어 불안해하며 떨 수 밖에 없다. 플라톤이 발견한 것은 인생의 성공여부, 그리고 행복의 여부가 어머니와 아버지 사이의 사랑 사닥다리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이다.

어머니와 아버지 사이에 이어진 사랑의 사닥다리를 얼마나 오랫동안 오르내리며 즐겼는가에 따라 그 사람의 운명이 좌우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어머니 기둥과 아버지 기둥간의 사랑 사닥다리를 즐기는 시간만큼 그의 삶의 폭이 달라진다. 똑같은 교육을 받은 제자들 가운데서 어머니 아버지의 사랑 사닥다리를 충분히 즐기며 성장했던 제자들은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발휘하며 살았다. 그런 반면 어머니 아버지의 사랑 사닥다리를 즐기지 못하고 불안에 떨었던 제자들은 그들이 가진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런 사람들이 많은 교회나 사회 그리고 국가는 그만큼 어둡고 살기 힘들어진다. 하나님은 교회와 사회 그리고 나라를 세우시기 위해 그 주춧돌로 가정을 주셨다. 그래서 가정이 흔들리면 자연히 교회, 사회, 나라는 따라서 흔들리게 되어 있다.

그러면 오늘 우리 가정은 어떤가? 미국은 결혼한 사람의 절반이 이혼으로 갈라지고, 한국은 삼분의 일에 가까운 부부가 이혼한다는 보고가 있다. 그렇다고 이혼하지 않은 부부는 참 행복한 부부라고 말할 수 있는가? 우리의 가정들이 이렇게 흔들린다는 것은 그만큼 상처 입은 사람들이 많이 쏟아진다는 것을 말하고, 이렇게 가다가는 우리의 교회, 사회, 나라의 미래가 어려워진다는 것을 보여 준다.

하나님께서 오늘 우리에게 주신 가장 위대한 사명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가정을 살리는 일이요, 상처 입고 흔들리는 가족을 치료하는 일이다. 학교를 세우고 공장을 세우는 일도 중요하지만 그것은 가정을 살리고 난 다음의 일들이다. 왜냐하면 가정은 종교, 정치, 사회, 교육 모든 국가제도를 떠받들고 있는 주춧돌이기 때문이다.

가정은 인간을 재창조하기 위해 하나님이 세우신 공장이다. 똑같은 공장인데, 어떤 곳에서는 좋고 훌륭한 그릇이 나오는데, 어떤 가정 공장에서는 금이 간 그릇이 나온다. 튼튼하고 큰 그릇은 좋고 많은 것을 담아내지만, 금이 간 깨진 그릇은 쓸모가 적어 좋은 것을 담을 수가 없다. 교회가 힘들고 사회나 정치가 어두운 것은 모두 이렇게 깨진 그릇들 때문이다.

어지러운 덴마크를 품 속에 안아 다시 세운 그룬드빌트 같이 그릇이 큰 사람이 우리에겐 꼭 필요하다. 인구 2000만 명 정도인 유태인이 세계 노벨상의 65%를 차지하고 있다. 사람들은 유태인의 머리가 비상해서 그렇게 된다고 말한다. 그러나 필자는 말한다. 아니다. 유태인과 우리의 차이는 다른데 있지 않다. 인간을 만들어 내는 유대인 가정 공장이 우리 가정과 조금 다를 뿐이다. 유태인 가정 공장에서 자라는 아이들은 먼저 부모의 사랑으로부터 하나님의 사랑을 충분히 체험할 수 있고, 크고도 튼튼한 그릇으로 만들어져 나온다. 본래 인간은 큰 그릇으로 가정에 보내어진다. 그러나 성장과정에서 부모 관계가 나빠서 가정 분위기가 흔들리고 불안하면 아이의 큰그릇은 점점 위축된다. 또한 너무 심하게 가정이 흔들리면 금이 가기 시작한다. 결국 이런 마음의 그릇을 가진 사람은 건강한 일, 모든 사람을 받아들이는 일, 창의적인 일을 감당해 내지 못한다. 그들은 쉽게 절망하고, 쉽게 흔들리고, 쉽게 쓰러진다.

다시 한번 말한다. 우리 교회가 살아서 큰 역사를 이루어 내고, 이 민족이 세계에 빛을 던져주는 민족으로 성장하기 위한 척도는 크고도 튼튼한 인간 그릇을 만들어 내는 가정을 살리는 일이다. 가정을 살리는 가장 구체적인 방법이 바로 가족 치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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