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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준] 위대한 유산을 남기는 가정

ch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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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유산을 남기는 가정

18 세기 미국의 유명한 설교가인 조나단 에드워드를 배출한 에드워드 가문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조나단의 아버지는 목사였으며 그 어머니도 역시 성직자의 딸이었다. 에드워드 가문은 20세기 후반까지 14명의 학장, 100여명의 대학교수, 100여명이 넘는 변호사, 30명의 판사, 60명의 의사를 배출시켰다. 미국사회에 이 가문이 끼친 영향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반대로 이 가문과 대조를 이루고 있는 주크 가문이 있다. 주크 가문은 18세기이래 300명의 극빈자, 60명의 도둑, 130명의 유죄판결을 받은 범법자를 낳았다. 그리고 55명은 성적 강박관념의 희생물이 되었으며, 고작 20명이 직업교육을 받았는데 그중 10명은 교도소에서 받았다. 게다가 주크 가문은 불행하게도 최소 7명의 살인범을 낳았다.

너무나 많이 알려진 이 두 이야기는 오늘 우리의 삶의 현장에서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오늘 우리의 삶이란 순수하게 나 자신의 것만이 아니다. 부모님과 기타 다른 환경으로부터 물려받은 것을 통해 살아가고 있으며, 우리의 삶 역시 우리와 더불어 사는 사람에게 영향을 주며, 동시에 우리의 자녀와 다른 사람에게 유산으로 물려주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이러한 의식 없이 살아갈 수도 있다. 그러나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우리의 소중한 자녀들이 우리가 경험한 실패와 좌절의 요소를 그대로 물려받게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치유 프로그램 중에 자신이 받은 유산에 대해서 적어 보는 프로그램이 있다. 과연 어떤 유산을 받았는지 하나 둘 적다 보면 생각지도 못한 놀라운 유산들이 너무나 많음을 알게 된다. 귀중한 유산을 받은 사람은 이러한 유산 덕분에 삶을 아름답게 살아간다. 그러나 상당수가 부모로부터 받은 잘못된 유산 때문에 힘들어하는 경우를 본다.

외도를 상습적으로 하고 있는 한 남자는 자기 자녀들에게는 너무나 잘 해 주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자녀들이 아버지가 잘 해 주고 가르치는 것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의 삶의 태도를 배운다는 것이다. 내가 오늘을 살아가면서 나도 의식하지 못하는 많은 부분은 이미 부모로부터 유산으로 받은 것이다. 내가 선택하지 않은 유산, 그러나 나도 모르게 내가 받은 유산에는 양면이 있다. 우리 삶 속에서 유산을 들춰 보면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으로 나타난다. 그러니 먼저 내가 가진 성격, 습관, 태도 중에 유산으로 받은 것이 무엇인지 검증해 보고, 좋은 것은 계속해서 가정에서 유산으로 물려주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다음으로 잘못된 것은 나에게서 중단이 되도록 하고 더 좋은 것으로 바꾸어서 물려주는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가정은 매우 소중하다. 가정은 세상의 다른 조직이나 단체보다도 이러한 유산을 전달하는 직접적인 통로가 되는 곳이다. 따라서 가정이 건강하다는 것은 나 자신과 사회, 그리고 역사가 아름답게 만들어져 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가정의 파괴는 곧 공동체와 개인의 불행과도 직결된다.

가정의 핵심요소를 연관성(connection)과 유대관계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것은 인간은 이 세상에 존재할 때 이미 자기들의 부모 혹은 조상들과 연관이 되어 있고 또 친밀한 인간관계를 형성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성경은 신명기 5: 9-10에서 아비의 죄는 삼사 대 후손에 이르기까지 영향을 미친다고 말씀하고 있다. 그런데 감사한 것은 비록 바람직한 유산을 물려받지 못해서 고통 당하고 괴로워하고 있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잘못된 것을 중지하고 건강하고 아름다운 유산을 새롭게 자기의 자녀에게 물려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 유산의 정의는 무엇이며, 그 요소들은 무엇인지 살펴보자. 유산에 대한 사전적인 정의는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부모가 자녀에게 물려 주는, 공동체가 후손에게 물려 주는 영적, 감성적, 사회적, 문화적 상속물이다. 이것은 개인이나 가정뿐만 아니라 국가와 민족에도 적용된다.

좋은 영적 유산은 하나님의 부르심에 응답할 수 있는 마음과 영혼의 기초를 마련해 주고 균형 잡힌 현실감각을 통해서 하늘의 것을 바라보며 현실에 충실한 삶의 태도를 만들어 준다. 그리고 진실하고 정직하게 자신을 투명하게 살펴보는 힘의 근거가 되는 것이다.

건강한 감성적 유산은 자녀들에게 안정감과 안전감을 주며, 소속감과 자기존중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어서 실패와 좌절의 순간에도 극복할 수 있는 힘을 제공해 준다. 다른 사람의 감정을 잘 수용하며, 또 자신의 감정을 정직하고 긍정적으로 표현함으로써 관계에 어려움을 극복하며 나아가서 다른 사람을 치유하는 도구를 갖게 하는 것이다.

좋은 사회적 유산은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갈 때에 바람직한 삶의 태도를 갖게 해 준다. 인간은 각기 너무 다른 요소를 많이 가지고 있다. 심지어는 가족이라 할지라도 서로 다른 것을 발견할 때가 종종 있다. 이런 다양성 속에서 서로 공동의 목적을 이루어갈 수 있는 능력을 주고 지속적이고 긍정적인 인간관계를 만들어갈 수 있는 요소를 제공해 준다.

건전한 문화적 유산은 자신 속에 끊임없이 끓어오르는 본능적인 욕구를 절제하며, 이것을 창조적인 에너지로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 준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서 예술이나 문학은 인간의 삶을 풍성하게 만드는 여유를 추구하며 또 보존하여 계승하려고 하는 조직이나 구조를 만들어가는 능력을 길러 준다.

가정에서 유익하고 아름다운 유산을 만들어가기 위한 분위기에 필요한 요소는 무엇인가? J. 오티스 레드버터와 커트 브르너는 이러한 다섯 가지 요소를 AROMA라는 단어로 설명한다. A(affection, 애정), R(Respect, 존경), O(Order, 질서), M(Merriment, 즐거움), A(Affirmation, 인정). 이러한 요소는 아름다운 유산을 만들어 가는 분위기를 조성하게 된다. 이를 통해 가정 속에서 구체적이면서 각자 가정이 갖고 있는 귀한 유산이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반대로 아름다운 유산을 만들지 못하게 하는 요소들 또한 있다. 먼저, 이기적인 생각을 들 수 있다. 자신의 만족과 편안함만을 추구하는 사람은 결코 아름다운 유산을 만들 수가 없다. 다음으로, 분주하고 여유 없는 생활이다. 서로가 나누고 함께 할 시간과 여유가 없다면 유산은 만들어질 수가 없다. 유산은 혼자 만드는 것이 아니라 더불어 함께 형성되는 공동의 작품이기 때문에 시간을 갖고 여유를 갖는 태도가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수동적인 삶의 태도다. 유산은 저절로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의도적으로 노력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환경에 대처하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만들어 나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가정적인 구조상 좋은 유산을 만들기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어려움 중에서도 자신을 지켜나가는 노력은 훨씬 더 영향력 있는 유산을 많은 사람에게 나누어 줄 수 있게 하는 힘이 된다.

오늘도 우리는 살아간다. 우리가 의도하거나 의식하지 않아도 우리 삶의 하루하루는, 우리 자녀들에게, 후손들에게, 저들이 살아갈 삶의 유산을 물려주고 있는 것이다. 어떤 유산을 물려줄 것인가를 곰곰이 생각해 보자. 우리 가정을 통해 아름다운 유산이 많이 나누어지는 삶이 되기 위해 돌아보는 삶을 사는 하루하루가 되길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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