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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태] 성인아이의 이해와 해결

ch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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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아이란 성인이면서 아이인 경우를 말한다. 신체적으로, 사회적으로, 경제적으로는 어른이면서 정신적으로 아이인 경우를 성인아이라고 한다. 물론 정신적으로 아이인 경우는 직업이나 사회생활 그리고 어른으로서 해야 하는 많은 기능들에 영향을 미친다. 직장에서 다른 동료 직원들과 관계가 원만하지 않다든지 가족 안에서 부모의 역할을 제대로 못하게 된다. 특히 정서적 영역에서 많은 문제를 일으킨다. 조그마한 스트레스도 잘 견디지 못한다. 자주 화를 내거나 상대방을 비난한다. 작은 일에도 불안하고 초조한 느낌을 감추지 못한다. 의존적이 되어서 다른 사람들이 도와주거나 자신을 위해서 무언가를 해야 한다고 느낀다. 합리적으로 결정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합리적 결정을 하지 못하고 감정적으로 결정을 한다. 자주 후회를 하고 자신의 말이나 행동에 대해서 확신을 갖지 못한다. 상대방과 밀착을 하려고 하거나 상대방을 통제함으로서 자신의 불안이나 두려움을 극복하려고 한다. 상대방에 대해서도 모순된 기대를 하게 된다. 한편으로는 자신이 대단한 사람이라고 주장을 하면서 다른 면으로는 자신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이중적 메시지를 전달한다. 지나치게 도전적이어서 자신의 일들을 제대로 마무리하지 못한다. 반면 지나치게 위축되어서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것처럼 행동을 한다. 상대방은 어리둥절하거나 관계를 할 수 없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성인아이의 원인은 부모화(父母化) 아이인 경우와 학대를 당한 경우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 번째로 부모화(父母化)인 경우에는 어린 시절에 주로 애어른인 경우이다. 아이이면서 어른의 역할을 많이 한 경우를 말한다. 부모가 제대로 부모 역할을 못한 경우, 부모가 일찍 돌아가신 경우, 부모 중 한 사람이 장기간 병으로 누워 있었던 경우, 부모 모두가 직장을 다녔기 때문에 동생들이나 형제와 자매들을 많이 돌 본 경우, 부부간의 관계가 갈등이 많아서 아이가 이를 중재한 경우 등이다. 이 모든 경우들이 아이들은 아이로서 가질 수 있는 발달적 과업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 즉 어린 시절에 아이로서 누리고 즐거워했어야 할 것들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반면에 어른들이 해야 할 일들을 아이들이 지나치게 많이 한 경우에도 성인아이들이 된다.

두 번째 경우는 아이들이 어린 시절에 학대를 당한 경우이다. 어린 시절에 어른들이나 주변에 있는 사람들로부터 학대를 당한 경우에 아이들은 제대로 성장을 하지 못한다. 만일 부모가 자녀를 학대하는 경우에 아이들은 생명의 두려움을 느끼게 된다. 심리적 두려움이 커지면 주변의 환경에 대해서 신뢰를 잃어버리게 된다. 두려움으로 인해서 아이들은 환경과 상호작용을 줄이거나 지나치게 공격적 성향을 보이게 된다. 환경이 조금이라도 자신에게 불리하게 돌아간다고 생각되는 경우에는 피해 의식을 느끼거나 상대방을 원망하게 된다. 자신은 지나치게 피해를 당하고 있으며 억울한 마음이 발생을 한다. 따라서 아이들은 제대로 환경과 상호작용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발달상에서 배워야 할 것을 제대로 배우지 못하게 되어 발달적으로 지체 현상이 발생을 한다.

이론적 측면에서 성인아이의 원인을 설명할 수 있다. 교류분석에서는 모든 인간에게는 부모, 어른, 아이의 자아상태가 있다고 본다. 부모는 양육하는 부모와 비난하는 부모가 있고 아이는 자유로운 아이와 적응하는 아이가 있다. 이론적으로 볼 때 정상적인 아이들은 자유로운 아이의 에너지가 제일 크다. 따라서 아이들은 충동적이고 이기적이며 자신의 욕구를 충족하려고 한다. 그러나 아이들이 부모와의 관계에서 부모들이 아이들을 아이답지 못하게 하면 아이들은 적응하는 아이를 사용하게 된다. 왜냐하면 생존과 관련이 되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생존을 하기 위해서 부모의 요구에 부응을 해야 한다. 부모의 요구에 부응을 하기 위해서 아이들은 부모의 말이나 주변에서 요구하는 내용들을 따라야 한다. 즉 주변의 기대와 요구에 민감하게 반응을 하는 적응하는 아이의 에너지가 높아진다. 반면 자유로운 아이의 욕구는 좌절을 하게 된다. 욕구의 좌절은 곧 발달상에서 문제를 일으킨다. 욕구 충족을 통해서 발달을 이루어야하는 아이는 욕구 충족이 좌절됨으로 인해서 발달적으로 자신의 과업을 수행하지 못하게 된다. 예를 들면 놀고 싶은 아이는 놀이를 통해서 성역할 그리고 위계질서, 남성과 여성의 차이들을 알게 된다. 놀고 싶은 욕구는 아이들이 놀이를 통해서 배워야하는 여러 가지 삶의 주제들과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 주변의 기대에 부응하는 방식으로 사는 아이는 어린 시절에 충분히 배워야 할 것을 배우지 못함으로서 발달상에서 문제가 발생된다. 발달 지체 현상이 그 대표적 현상이다.



성인아이들은 자신이 성인아이임을 인식함으로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다. 인식은 모든 문제 해결의 첫걸음이다. 자신의 정신연령이 낮음을 인식함으로서 자신의 아이를 충분히 자유롭게 할 수 있다. 자신이 아이임을 피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방어기제를 발달시키는데 회피, 완벽, 위축, 도피, 통제, 집착, 혼란, 분열, 파편 등은 모두 자신이 성인아이임을 인정하지 않기 위해서 발달시켜온 방어기제들이다. 자신이 성인아이임을 인정하면 비참함, 수치심, 두려움, 불안, 초조 등과 같은 부정적 감정들이 발생을 한다. 부정적 감정들을 직면하면 자신의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 버려할 생각으로는 좋은 사람, 괜찮은 사람, 완벽한 사람, 보잘것없는 사람, 인정받고 싶은 마음, 비난에 대한 두려운 생각, 실수를 하면 끔찍할 것 같은 생각 등을 버려야 한다. 오랫동안 이러한 생각에 매달려서 살아왔기 때문에 마음속에 고통이 많이 수반된다. 이러한 생각이 강하면 강할수록 고통은 커진다. 가슴앓이라는 과정이 없이 새로운 탄생은 불가능하다. 마술처럼 그리고 기적처럼 자신의 문제가 없어지기를 기대하는 생각도 내려놓아야 한다. 이러한 생각을 내려놓는 과정에서 분노, 억울, 미움, 슬픔, 허망, 공허, 우울, 고통 등과 같은 감정들이 발생을 한다. 다루어야할 주제들로는 독립, 회피, 완벽, 자기 비난, 자아 개념, 도와주고 싶어도 가만히 있기, 자책감 등이 있다. 이러한 주제들을 다루어가면서 성인아이들은 서서히 자신의 무장을 해제하고 어린아이를 자유롭게 함으로서 발달을 해나간다. 겪어야 할 것들을 겪어야 하지만 빠른 성장 속에서 새로운 탄생이 있음을 이해할 때 성인아이들은 희망을 가질 수 있다. 독립된 어른으로의 성장은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하지만 그 만큼 가치가 있는 일이며 인간의 생명을 재탄생 시키는 과정이다. 독립된 어른으로 나아가는 과정이 어렵지만 중요하고도 벅찬 일임을 인식하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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